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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노 트랩 4
여길 먼저 읽고 오세요
*오소마츠상 팬픽
*오소마츠상 소설
*토도마츠 팬픽 / 토도마츠 소설
*이치마츠 팬픽 / 이치마츠 소설
*110마츠 팬픽

-이치마츠

그 날부터 둘의 유치한 전쟁이 시작했다. 게임을 하는 도중 일부러 넘어뜨리거나, 점심 시간에 음식을 뺏어 먹거나, 화장실 자리를 비워 주지 않는 등 상당히 유치한 싸움이었다.

이치마츠는 일부러 토도마츠가 입고 있던 옷을 바늘로 찢거나 모자를 뺐어가기도 했다.

주변의 애들은 같은 얼굴을 한 애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는게 상당히 재밌었던 모양인지 말리지 않았다. 이치마츠의 친구인 걸로 보이는 ‘대니’라는 애는 말리려 하는거 같지만 늘 실패했다.

그렇게 2주 정도 지나자 주변 사람들도 질리기 시작했고 이치마츠 본인 또한 지치기 시작했다. 귀차니스트의 본능이 일어났는지 상당히 무기력하게 토도마츠를 대했다. 그렇게 둘이 싸운지 2주 하고 하루가 지난 날,

“나 이제 한번만 하고 끝낼레.”

대니는 상당히 반가운 눈치였다.

“대신, 아주 크게 터트릴거야.” 이렇게 말하는 이치마츠의 얼굴이 그렇게 소름 끼칠 수 없었다.


-토도마트

토도마츠가 일어 났을 때는 아주 화창한 아침이었다. 햇살이 그의 얼굴을 간지럽히고 밖에서는 기상 나팔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그렇게 일어나려는데 뭔가 이상했다. 눈을 비비기 위해 손을 들자 뭔가 있었다. 줄? 눈을 번쩍 뜨자 사방에 살짝 굵은 실이 거미줄처럼 얽혀있었다.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 조심히 일어나 주변을 돌아보니 다른 애들의 침대에 휘핑 크림을 뿌려놓거나, 메이플 시럽을 발라 놨거나, 하는 등등 숙소 전체에 이상한 부비 트랩을 설치해 놓았다.

“뭐, 뭐야 이게…” 토도마츠는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바닥에 발라진 시럽때문에 미끌어져 넘어졌다.

토도마츠는 다시 넘어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다시 넘어질뻔 했지만 다행히 균형을 다시 잡고 천천히 걸었다.

“저, 얘들아? 괜찮아?”

“뭐야 이게? 머리에 메이플 시럽 냄새가 나!” 누군가가 빼액 하고 소리를 질렀다.

토도마츠는 천천히 분노가 쌓이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나쁜 새끼들! 아 짜증나! 그 새끼들 예의도, 매너도 없잖아! 이게 뭐냐고?” 토도마츠가 발을 바닥에 쾅쾅 내리치며 소리 질렀다.


-이치마츠

그 광경을 창 밖에서 다 보고있던 이치마츠는 실실 웃었다.

“이야, 아주 성공적인데? 내 승리가 확실해.” 검은 오오라를 뿜어내며 이치마츠가 중얼거렸다.

“이치마츠, 얼른 가자. 다 큰 일 나면 어떡해?” 대니가 이치마츠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뭔 일 없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 이치마츠가 약간 순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여전히 친구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때 교관이 확성기를 통해 한 말이 이치마츠의 귀에 팍 꽃혔다.

“긴급 점검이다! 모두 숙소로 돌아가거라.”

이치마츠와 대니는 순간 얼어붙었다. 교관이 토도마츠의 숙소로 가는 것을 보고선 둘은 잽싸게 교관을 향해 달려갔다.

“피터!” 이치마츠가 급하게 교관을 문 앞에서 불러 세웠다.

이치마츠는 엄청 당황해 말도 약간 더듬거리며 교관에게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아니 이치마츠, 내가 들어가야 한다니까!”

이치마츠는 힐끗 위에 매달린 양동이를 보았다. 문이 열리면 안의 강물이 쏟아지도록 설개해 놨기 때문에 교관이 문을 열면 그 순간 물바다다.

이치마츠가 다시 한번 필사적으로 말리려는 순간 창문이 살짝 열리는 소리가 나 뒤를 돌아보니 토도마츠가 창 너머로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긴 그렇게 큰 문제 없어요 교관님. 근데 아무래도 마츠노가 찔리는게 있나봐요?” 귀엽게 웃으며 토도마츠가 말했다.

‘저 썩을 놈.’

이치마츠가 무섭게 노려 봤지만 토도마츠는 못본 척 했다.

“이치마츠 비켜 주렴.” 교관이 살짝 이치마츠를 밀고 문을 열었다.

‘안돼!’ 라는 짤막한 이치마츠의 비명과 함께 피터 교관의 머리 위로 물보라가 쏟아지고 그데로 미끄러진 교관은 바닥에 넘어져 쭈욱 슬라이딩을 하고선 몸을 침대에 부딛쳤다.

비명 소리에 다른 교관들도 달려 오다가 넘어져 피터 교관과 똑같이 괴랄한 포즈로 넘어졌다.

학생들도 몰려 들기 시작했고 토도마츠의 숙소 안의 학생들은 모두 일어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겠다는 표정으로 넘어진 3명의 교관을 쳐다 보기만 했다.

“이거 도대체 누구 짓이야?!?!” 분노한 교관 중 한명이 일어나 소리를 버럭 질렀다. 모두의 시선이 토도마츠와 이치마츠 둘에게 갔다.

토도마츠가 약간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팔을 꼬았다.

“저 아니라 마츠노가 먼저 시작했거든요?”

이치마츠의 얼굴이 짜증으로 뒤틀렸다.

“개소리 마. 네가 시작한거잖아!”

“너!” 가장 나이 많은 교관이 이치마츠를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

“그리고 너!” 토도마츠는 순간 움찔했다.

“둘 다 가서 짐 싸!”

Posted by Imitation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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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노 트랩 3

(배경이 미국이니)
이런 폰트는 영어
​​이런 폰트는 일본어입니다

-토도마츠

게임이 끝난 후 토도마츠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자기 숙소의 친구들에게 그들이 첫날에 본 애가 정말로 있었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니까 진짜였어. 그때 무작정 아니라고 해서 미안해.” 토도마츠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니 별것도 아닌데 뭐. 근데 걔 진짜 누구야? 아는 사람이야?” 빨강 머리 마크가 물었다.

“거기에 거울이 있던게 아닌 이상 완전히 모르는 애야.” 토도마츠가 대답했다.

“뭐… 사이 좋게 지낼 생각은? 아까부터 뒤통수가 되게 따갑거든.”

마크는 이제 토도마츠 때문에 앞통수도 따갑게 됬다.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저 자식, 내가 헬멧 안 쓰고 있었으면 이 고운 얼굴 다 상했을걸? 절대 안돼.” 정말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니 토도마츠 주변의 친구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근데 오늘 저녁 뭐야?” 누군가가 물었다.

“도착하면 직접 봐”

“매쉬드 포테이토레.”

“캠프 온 첫날부터 계속 나오는거 같은데.”

“적어도 칠면조 국물이라도 같이 주지 그냥 생으로 주는 -#%$들이 어딨냐. 젠장.”

“그냥 주는 데로 쳐먹어 임마.”

웃고 떠들며 식당에 들어가 식판을 받고 빈 자리에 앉으려 했는데 토도마츠는 자신의 발에 무언가가 걸림을 느꼈고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아주 화려하게 음식을 다 쏟고 얼굴을 식판에 박으면서.

“톳티, 괜찮아?” 토도마츠는 케빈의 손을 잡고 일어 났다. 눈앞에 보인 건 아주 기분 나쁘게 생긴 자신의 얼굴.

이치마츠가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야, 너!”

이치마츠가 눈썹을 치켜 올렸다.

“너, 일부러 그랬지?” 토도마츠가 최대한 흥분을 가라 앉히며 물었다.

“뭔 소리야. 나 아무것도 안했거든?’ 이치마츠가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대답했다.

“거짓말 마! 발에 걸리는 거 느껴졌거든?”

엄청나게 험악해진 이치마츠의 표정을 보고 토도마츠는 속으로 약간 움찔했지만 인상 쓴 얼굴은 풀지 않았다.

“이게 어디서 지랄이야. 지가 혼자 자빠진 걸 왜 내 탓을 해?”

"네가 발 걸었잖아!”

“그니까 아니라고 이 -----야!”

갑자기 식당에 왠 외국어가 들이자 모두 조용해 졌다. 모두의 시선이 이치마츠에게 향했고 그는 엄청 당황한 듯 했다. 시선이 싫은 건지 토도마츠가 싫은 건지 이치마츠는 바로 일어나 밖으로 나갔고 친구가 뒤를 졸졸 따라 나섰다.

“토도마츠, 괜찮아?” 친구가 일으켜 세우자 토도마츠는 고맙다는 말을 작게 했다.

“근데 걔가 아까 한 말 뭐야?”

토도마츠는 잠시 얘가 뭔말 하는건지 싶었으나 곧 이해했다.

“그냥 자기 아니라고. 뒤에 욕도 한거 같은데 나 일본어 그렇게 막 잘하는거 아니라서.”

애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처다 봤지만 토도마츠는 딱히 해명하지는 않았다. 국적도 미국이고 일본도 몇번 가본게 단데 굳이 언어까지 알아야 하나 싶었다.

“아 짜증나. 나보다 못생긴 주제에.”

“우리가 보기엔 똑같은데.” 케빈이 말하자 마크가 웃으면서 동의했다.

“아니야! 다르거든? 걔가 나보다 못생겼잖아!”

토도마츠는 자기가 말해놓도 어이 없음을 느꼈다.

“자, 자세히 보면 그렇다고! 진짜로!” 토도마츠는 괜히 투덜거렸다.


-이치마츠

재수에 옴 붙은거 같았다. 이치마츠는 기분이 계속 안좋았다. 재수 없는 새끼. 계집애처럼 행동하면서 지가 스스로 자빠진거 같고 왜 나한테 지랄인지. 이치마츠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아우라는 숙소 내 모두를 약간 긴장하게 만들었다.

“야, 포커 한 판 어때?” 누군가가 물었다.

“좋아, 뭐 걸건데?”

“아빠 서랍에서 빼온 플레이보이 저번달 호.”

이치마츠의 숙소 안 남자애들이 중앙으로 모였다.

“포커 할 줄 아는 애 누구 있어?”

이치마츠를 포함한 몇 명의 아이들이 손을 들었다.

“그럼 우리끼리 한 번 해볼레?” 플레이보이를 흔들며 그 아이가 물었다.

그렇게 플레이보이에서 시작한 포커 판은 점점 지폐와 게임 칩, 여자 연락처 등등이 오가기 시작했다. 애들이 점점 몰려 들어왔고 어디서 듣고 왔는지 다른 숙소에서도 점점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승자는 늘 한명, 이치마츠였다.

이치마츠는 다시 한번의 승리를 거두더니 다른 애들을 쭈욱 둘러 봤다. 그러고선 씨익 웃음을 지었다.

“뭐야. 다들 실력이 왜 이래? 좀 더 잘 하는 애 없어?”

상당히 기분 나쁜 웃음이었지만 아무도 섣불리 나서는 애가 단 한명도 없었다.

이치마츠는 비웃는 듯이 눈썹을 치켜 세웠다, “아, 시시해. 진짜로 단 한명도 없어?”

“나. 나 한번 해볼레.” 모두의 시선이 목소리로 향했다. 이치마츠의 얼굴이 더 험악하게 변했다. 선전포고는 토도마츠의 목소리였다.

토도마츠는 시선을 즐기는 표정으로 이치마츠의 앞에 앉았고 이치마츠는 앞의 똑같은 얼굴을 노려보며 패를 돌리기 시작했다.

긴장감 도는 침묵 속에서 둘은 게임을 시작했고 정적 속에 들리는 소리는 밖의 바람 소리와 가끔 누군가가 침을 꼴깍 넘기는 소리밖에 없었다.

게임을 이어가던 도중 이치마츠가 입을 열었다.

“어이 마츠모토.”

토도마츠가 얼굴을 찡그리며 얼굴을 들었다.

“내기 하나 할래?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형이라고 부르는 거 어때?”

토도마츠가 씨익 웃었다, “좋아.”

“캠프 내내?”

“더 좋네. 어때, 다이아몬드 스트레이트.”

토도마츠가 카드를 보여줬다. 1부터 5까지의 다이아몬드가 이쁘게 나열되어 있었다.

이치마츠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나쁘지 않네. 그런데 말이야…”

고개를 설래 설래 흔들며 이치마츠가 본인의 카드를 보여줬다. 토도마츠는 순간 숨이 멈추는 듯 했다. 스페이드 9부터 킹까지…. 로열 플래쉬였다.

이치마츠의 비웃는 듯한 얄미운 표정이 더욱 사악하게 변했다.

​자아, 이치마츠 형이라고 불러봐.”

토도마츠는 분함에 입술을 깨물었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치마츠는 더 재밌다는 표정으로 토도마츠를 향해 몸을 약간 숙였다.

“뭐야, 우는 거야? 설마?”

“아니거든! 안 울고 있거든!” 토도마츠는 발끈해서 외쳤지만 약간 빨개진 눈시울은 숨기지 못했다.

“쳇. 계집애 같긴. 얼른 해봐.”

토도마츠는 살짝 머뭇거리다가 아주 작게 ‘이치마츠 형’이라고 부른 뒤 숙소 밖을 뛰쳐 나갔다.

토도마츠와 같이 온 친구들과 다른 숙소에서 온 애들이 빠져 나가자 대니가 이치마츠에게 물었다.

“아까 걔한테 뭘 말하라고 시킨거야?”

이치마츠가 어깨를 으쓱했다. “별건 아니고, 말하면 왠지 모르게 자존심 상하는 거.”


-토도마츠

“어이, 톳티! 기다려!”

토도마츠의 빠른 걸음을 겨우 따라 잡은 그의 친구들이 불렀다.

“야, 괜찮아? 아까 그 자식이 뭘 시켰길래 그래?”

토도마츠가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에? 뭐라고?”

​​짜증나! 아 %# 자존심 상해! 그딴 자식한테 ​형이라고 부르다니 자존심 상한다고! 나 우리 사촌 만 ​형이라고 부르는데 이게 뭐야! 심지어 사촌도 ​형이라고 부르기 싫을 때가 얼마나 많은데. 아 완전 짜증난다고!”

토도마츠의 난데 없는 폭주에 친구들은 모두 당황했다.

“좋아, 이왕 이렇게 된 거 전쟁이야. 진짜 끝까지 가보는 거야!”




작가의 말: 저는 포커 룰을 모릅니다.


소통은 여기서


Posted by Imitation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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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노 트랩 2

-이치마츠

캠프에서 지낸 지 벌써 이틀이나 지났다. 이치마츠는 마치 군대에 온 사람처럼 벽에다가 작대기를 그어 가며 캠프가 끝나는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억지로 끌려 오니 재미는 고양이 발톱 밑의 때만큼도 없었다.

“아직 이틀밖에 안 지났어…” 이치마츠가 절망적인 목소리로 벽을 손톱으로 긁으며 말했다.

옆 침대에 누워있던 대니가 이치마츠를 바라봤다. “그렇게 오기 싫은데 왜 온거야?”

이치마츠는 어깨를 으쓱했다. “몰라. 그리고 캠프가 아니라 바깥 활동이 싫은거야. 운동 싫어….” 이치마츠는 다시 절망적인 목소리를 내며 손톱으로 숙소의 나무 벽을 끼기긱 긁었다.

“그럼 넌 쉴 때 뭐하는데?” 대니가 묻자 이치마츠는 살짝 고개를 들었다.

“뭐 게임도 하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이치마츠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중얼거렸다.

“다 여기서 못 하는거네. 힘내.” 대니가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 이치마츠는 살짝 고개만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오후에 뭐 하는지 알아?”

“팀 가르고 페인트볼 총으로 팀전 한다는데.”

이치마츠는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는거 같은 기분을 느끼며 다시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이제 5분도 안 남은 점심 시간이 끝나면 밖에서 요리조리 뛰어 다녀야 한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아 그냥 자살할까.” 이치마츠는 아무도 안 들리게 작게 중얼거렸다. 아무도 안 들었을거라고 확신한 뒤 이치마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대니.” 이치마츠의 현재 유일한 친구가 잡지를 보던 고개를 들었다.

“나 산책 좀 할거야. 집합 장소에서 보자.”

대니의 알았다는 대답을 들은 후 이치마츠는 숙소 밖으로 나섰다. 천천히 걸으면서 해가 중천에 떠 있는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 봤다. 맑고 투명한 색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은 후 이치마츠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목적도 이유도 없이 여기 저기 서성대다가 갑자기 귀에 꽂히는 이야기가 들려 멈춰 섰다.

“그 걔 있잖아, 누구냐… 어쨌든 아시아계 앤데… 이름이 좀 길던데…”

“이름은 됐고 걔가 왜?”

“아니 약간 이중인격 같단 말이야. 내가 인사하면 어떨 때는 걍 씹고 가고 어떤 때는 되게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하고. 또 옷도 되게 자주 바뀌는게 결벽증인거 같아.”

이치마츠는 얼굴을 찡그렸다. 처음에는 자기 얘기인줄 알았다. 그리고 확실히 인사하는 애들을 무시하고 지난 간 적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얘기들은 자신의 얘기가 아니었다. 이치마츠는 얼굴을 잔뜩 찌뿌린 채 다시 숙소로 빠른 걸음으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와 침대에 앉은 후 잠시 생각을 하려는데 대니의 목소리가 그를 방해했다.

“어, 집합 장소에서 만나다고 하지 않았어?” 대니가 물었다.

이치마츠는 잠시 멍 하다가 “아 맞다. 미안. 딴 생각을 하느라 잊어버렸어.”

“그래? 그럼 뭐… 그냥 지금 나갈레? 금방 집합이니 지금 그냥 나가자.”

이치마츠는 침대에서 다시 일어나 숙소 밖으로 향했다.


이치마츠는 본인의 페인트볼 총과 갑옷 비스무리한 보호 장비와 얼굴까지 가리는 헬멧을 받은 후 자신의 위치로 갖다. 아무리 남자애들이라지만 전쟁 놀이라니… 이치마츠는 본인 스스로를 평화주의자로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구석으로 가서 숨어 있을 계획이었고 마침 자신의 위치도 상당히 구석진 곳이었다.

이치마츠는 땅바닥에 조용히 낙서를 하면서 이 유치한 전쟁 놀이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이치마츠는 인기척을 느꼈다. 서둘러 헬멧을 쓰고 총을 들어 주위를 살폈다.

게임의 규칙은 심장 근처에 페인트가 묻으면 아웃이었다. 이치마츠는 최소한의 자존심은 있었기 때문에 귀찮지만 또한 아웃 당하는 것도 싫어 몸을 최대한으로 움츠린 뒤 주위를 다시 살폈다.

뭔가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토도마츠

토도마츠는 길을 잃었다. 이런 숲에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천천히 걸었다. 적진이 아니길 바라면서.

천천히 숨을 죽여가며 걷고 있었는데 사람 목소리가 들려 급하게 수풀 속에 몸을 감추고 이파리 사이로 빼꼼 내다봤다.

이런 젠장. 손목에 달고 있는 파란 손수건. 적진이다. 토도마츠는 왠지 몰입하게 된 이 상황 속에 들키지 않기 위해 천천히 기어갔다.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에 다다르자 토도마츠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는 팀이 다음 주까지 설거지 담당이다. 정말로 하기 싫었다. 한명이라도 많이 살아 남는 팀이 이긴다는 룰을 떠올리며 토도마츠는 숲 깊숙히 기어 들어갔다.

계속 기어가던 토도마츠는 아무도 보이지 않자 긴장감이 약간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약간 가벼워진 마음으로 계속 기어가던 중 팔목을 약간 삐끗하더니 옆으로 몸이 쏠렸다.

‘어, 어라?’

그렇게 생각한 것도 이미 떨어지기 시작한 뒤었다. 토도마츠는 충격을 예상하고 눈을 질끈 감았지만 큰 고통이 느껴지지 않아 조심스럽게 눈을 뜨려 하던 참에,

“야! 이 개새끼야, 안 내려와?”

토도마츠는 ‘으어어’ 소리를 내며 서둘러 밑에 깔려 있던 다른 남자애의 등에서 내려왔다.

헬멧에 가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상당히 화난 것 같았다.

토도마츤는 앞의 소년이 파란 손수건을 달고 있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손목을 등 뒤로 숨겨 빨간 손수건을 가렸다.

“정말 미안, 실수로 넘어져서…” 토도마츠는 목 뒤를 긁으며 최대한 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헬멧 너머로 노려보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토도마츠는 뒤로 슬금슬금 내뺐다. 얼른 도망가야 살 것이다.

넘어졌던 상대방이 일어서더니 토도마츠에게 걸어왔다.

“너. 손수건-“

토도마츠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앞의 남자애에게 달려들어 그를 넘어트렸다. 그리고 나선 도망가기 위해 얼른 일어섰지만 그 남자애가 토도마츠의 발목을 잽사게 붙잡아 토도마츠를 넘어뜨렸다.

토도마츠는 헬멧을 쓰지 않았으면 얼굴이 난리가 났을거라고 생각하며 일어나려고 했다. 상대편 남자애는 이미 옆에 있는 페인트볼 총에 손을 뻗고 있었지만 토도마츠는 순순히 놔두지 않았다.

토도마츠는 남자애가 잡고 있지 않는 다리로 몸을 세게 걷어 찬 뒤 자기의 총이 떨어진 곳까지 기어가 총에 손을 뻗었다.

토도마츠는 총을 집은 후 몸을 돌려 상대편 남자애를 향해 쐈다. 심장 바로 뒤 등에 명중했다.

토도마츠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그리고 살기를 내뿜고 있는 남자애를 쳐다 봤다.

침을 꿀꺽 삼키고 토도마츠는 그 애에게 다가갔다. “저, 그게…”

그 애가 일어서자 토도마츠는 약간 몸이 움찔했다. 그 애가 아무 말도 없이 손을 내밀었다.

‘화해의 의미인가?’ 토도마츠는 조심스럽게 그 손을 잡았다. 그리고 악수하듯 손을 흔들려고 했는데 그 때 손을 잡은 남자애가 토도마츠를 앞으로 세게 잡아 당겨 토도츠는 다시 얼굴을 땅바닥에 처박았다.

“야, 뭐야?” 토도마츠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일어나며 말했다.

“뭐긴 뭐야. 아까 내 위에 떨어진 복수지.” 지루한 목소리로 앞의 소년이 대답했다.

“아까 넘어뜨렸잖아!”

“그건 도망가려고 하니까 잡은거지.”

“어쨌든 넘어뜨린건 맞잖아! 헬멧 안 쓰고 있었으면 내 얼굴 다 나갔을걸? 나름 국보급인 내 얼굴 망치면 책임 질거야?”

“허!”

헬멧에 가려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이미 목소리에서 어이 없음이 묻어 나왔다.

“거기 무슨 일이니? 집합 장소로 돌아가야지.” 파란 팀 교관이었다.

“게임은 끝났어. 헬멧 벗고 어서 돌아가자.” 교관이 말을 이었다. 옆에 다른 파란 팀 아이들도 서 있었다.

토도마츠는 한숨을 푹 쉬고 헬멧에 손을 얹었다. 그 소년도 헬멧을 풀고 있었다.

‘그래, 그 잘난 낯짝이나 한번 보자.’ 토도마츠는 헬멧을 벗으면서 생각했다. 헬멧에 묻은 먼지를 턴 뒤 고개를 들자 교관을 포함해 모두 눈이 휘둥그래져 있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옆을 보니 그 소년이 서 있는 자리에 자기와 똑 같은 얼굴을 한 사람이 서 있었다.


작가의 말: 분량이 갑자기 길어진 것은 기분 탓입니다. 아마 이 길이처럼 갈거 같네요.

소통은 여기서

Posted by ImitationEve